피노키오 파프리카 재배하는 양득주·강숙희 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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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파프리카 재배하는 양득주·강숙희 씨 부부
  • 월간원예
  • 승인 2009.06.0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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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로 피노키오 파프리카 재배해요”

“우리나라 최초로 피노키오 파프리카 재배해요”

‘피노키오 파프리카’라는 조금은 생소한 작목을 재배하고 있는 양득주·강숙희 씨 부부를 경남 김해에서 만났다. 거짓말을 하면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코처럼 길쭉하게 생긴데서 이름 지어진 피노키오 파프리카는 일반 파프리카에 비해 당도가 높고,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아 소비자에게 인기가 좋은 고급 품종. 우리나라 최초이자, 홀로 피노키오 파프리카를 재배하고 있는 양득주 씨에게 재배에 대한 노하우를 들어봤다.

 

피노키오 파프리카란?
피노키오 파프리카는 일반 파프리카에 비해 당도가 높고, 수분 함량이 풍부해 식감이 더 뛰어나다. 다 자란 파프리카의 길이는 보통 20~25㎝ 정도로 일반 파프리카에 비해 요리 활용도가 더욱 좋은 것이 특징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피노키오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농가는 양득주 씨가 유일하다.
“남들보다 먼저 새로운 작물을 재배한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미니 파프리카도 국내에 처음으로 재배되던 시기인 4~5년 전부터 재배하기 시작했고요.”
결혼 후 10년 이상 장미 농사를 지었던 양득주·강숙희 씨 부부는 2003년 경남 지방을 강타했던 태풍 매미로 큰 타격을 입었었다.
“그때가 아마 추석 연휴였을 거예요. 다음 날 장미를 출하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태풍때문에 하루아침에 모든 게 물거품이 됐었지요.”
어렵게 다시 시작한 부부는 토마토 농사를 지어보기도 했지만 바로 다음해 미니 파프리카를 재배하게 됐다. 지금은 4628㎡ 규모의 하우스 시설에 피노키오 파프리카와 미니 파프리카를 함께 재배하고 있다.
  
양액 재배로 상품성 증대
양득주·강숙희 씨 부부는 양액으로 파프리카를 재배하고 있었다. 양액 재배는 토경 재배에 비해 유지비용이 많이 들지만 파프리카는 연작으로 인한 피해가 많아 양액으로 재배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부부는 전했다.
“시기와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 같은 때에는 공급 EC 2.2, pH 5.5~6.2 사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비료값을 줄여보고자 공급량을 줄이면 배지가 말라 작물이 잘 자라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요즘은 워낙 유지비가 많이 들어 다른 때보다 조금 약하게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운영하는 하우스 시설 4628㎡을 유지하는데 한 달에 약 16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양득주 씨는 “유지비가 많이 들긴 하지만 토경 재배에 비해 상품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좋은 상품을 재배하고 싶은 욕심이 양액 재배를 고집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시기별 관리 철저히
양득주 씨는 작년 10월 초순경 정식을 시작해 올 1월부터 피노키오 파프리카 수확에 들어갔다. 계약에 의한 재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유통에 대한 걱정은 없는 편이라고 양 씨는 전했다.
“농산물 가격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계약 재배를 하는 편이 더 낫다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유통량이 많아지는 여름에도 일정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피노키오 파프리카는 일반 파프리카에 비해 줄기가 길게 자라기 때문에 유인 작업도 더 많이 해야 한다.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한 차례 수확이 끝나고 나면 엽순을 제거해야 합니다. 마디를 3개 정도 남기고 불필요한 가지를 잘라 영양분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하거든요. 평균 1달에 1번 정도 유인작업과 동시에 엽순도 제거합니다.”
양득주 씨는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기형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온도 관리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야간 온도는 20℃, 낮기온은 25~27℃를 유지하는데 난방은 경유와 전기 온풍기를 함께 사용한다.

 

병해충 피해 예방이 최선 
양득주 씨는 피노키오 파프리카를 올해 처음 재배해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칼슘이 부족했는지 배꼽썩음병이 일부 발생했습니다. 미리 알고 처방했어야 하는데 시기를 좀 놓쳤지요. 칼슘제를 엽면살포해 더이상 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부인 강숙희 씨는 “소비자들이 친환경을 선호하면서도 무조건 모양이 예쁜 상품만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못생기고 벌레 먹은 열매일수록 친환경에 가까운 상품”이라고 조언했다.

 

진정 농민을 생각하는 정책 마련 시급
대부분의 농가가 그러하듯 양득주 씨도 농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농업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정책을 하루빨리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농산물 가격은 큰 변동이 없습니다. 하지만 농사에 필요한 자재들은 수입산이 많아 몇 배로 인상됐거든요. 예전에는 열심히 일하면 일한만큼 분명히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부인 강숙희 씨도 “정부에서 귀농을 장려하면서도 농업의 실제 모습은 잘 드러내지 않으려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억대 농민 이야기가 많지만 실상을 보면 그 중 70~80%는 빚인 경우도 많다. 앞으로 농민을 위한 정보, 정책이 많아져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취재/이정연 기자wonye@hortitimes.com
농장 문의 : 017-845-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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