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특등급, ‘여주 금보라 가지’의 세 가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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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특등급, ‘여주 금보라 가지’의 세 가지 비결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7.09.27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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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여주시 원농장 최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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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에서 생산하는 진보랏빛 가지.
그래서 브랜드 이름도
‘여주가지 금보라’다.
원농장 여주 가지는 가락시장에
특등급으로 출하된다.
때깔 곱고 오동통해 먹음직스럽다.

 

[이나래 기자]

 

‘여주 가지 금보라’는 경기 여주시 가지·오이연구회원들이 생산하는 가지 브랜드다. 제4·5대 회장을 지낸 원농장 최원 대표는 특히나 손꼽히는 ‘가지 장인’이다.
“가지 농사는 축구 경기와 같습니다. 요즘 축구는 빈 공간에 공을 차는 ‘공간 패스’가 유행이잖아요. 가지 농사도 모종의 공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해요.”
최원 대표의 가지 농장은 여주 자택에서 멀지않은 이천시 부발읍에 자리 잡고 있다. 총 면적 2700㎡(800평)의 비닐온실에서 가지를 연간 30t 생산한다.


남부 지방 가지보다
보랏빛이 선명한 ‘여주가지 금보라’


원농장에서 재배하는 가지 품종은 ‘축양’이다. 서울 가락시장에 가지를 출하해 특등급을 받는다.
“제 농장은 일 년에 2기작을 합니다. 2월에 정식해 4월부터 7월까지 수확하고, 이어서 8월부터 12월까지 일 년에 총 두 차례 수확을 하지요.”


정식 상태로 겨울을 나는 남부 지방 가지에 비해, 여주 가지의 보라색이 훨씬 더 짙고 선명한 이유다. 광택도 남달라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굵고 통통해 절로 손길이 간다.
“농사에도 정석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지마다 빛깔과 모양이 제각각일 수는 있지만, 일관된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주가지 금보라’ 브랜드는 천혜의 땅 여주에서 귀하게 재배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고품질 유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최원 대표는 여주시농업기술센터가 시행하는 각종 시범 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자부담금이 필요한 농자재 구입도 적극적이다.

 

경기 이천시 부발읍 원농장은 여주시 가지·오이연구회장 출신인 최원 대표가 ‘축양’ 품종 가지를 재배하는 농장이다. 이곳에서 재배한 가지를 가락시장에 ‘여주가지 금보라’ 브랜드로 연간 30t 출하한다.


가지 농사 18년 차, 여전한 ‘도전 정신’
무인 방제기 설치하고 멀칭 비닐 바꾸고


최원 대표는 1981년 경기 이천시에서 오이 농사로 시작해 1991년 가지로 작목을 바꿨다. 그 이유는 지역 브랜드 인지도다. 여주 오이가 아무리 맛있어도 천안이나 상주 같은 기존 주산지 인지도를 따라잡기란 어려웠다. 반면 여주 가지는 인지도가 높았기 때문에, 가지로 승부를 보기로 결심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물과 토양입니다. 최근에는 원적외선 에너지 파동수 기술을 활용해, 가지 뿌리의 물 흡수력을 높이는 실증 실험을 하고 있어요.”
토양 관리 일환으로, 제초제 대신 멀칭 비닐을 씌워 잡초를 방제하는데, 원래는 검정 비닐을 쓰다가 녹색 비닐로 바꿔 썼고, 최근엔 흰색 비닐을 씌웠다. 각각 장단점이 있다.


검정 비닐은 햇볕을 너무 많이 흡수해 땅 온도를 높이는 반면, 잡초 방제 효과는 좋다. 반면 흰색 비닐은 빛과 지열을 반사해 뿌리 스트레스는 줄지만, 방제 효과는 약하다. 검정 비닐은 씌워만 놓으면 따로 김맬 일이 별로 없지만, 흰색 비닐은 따로 잡초를 뽑아야 할 정도다. 그 절충안으로 녹색 비닐이 있는데, 녹색 비닐을 씌웠을 땐 땅 온도가 약 60℃까지 올라갔다.

 

새롭게 제작한 소포장 규격에 맞춰 약 20~22cm 길이의 여주 가지를 엄선해 출하한다.


무인 농약 방제기도 설치했다. 초미립 원리에 따라 농약을 미세 입자 상태로 살포하는 기계다. 이 기계의 장점은 약흔이 남지 않아 출하 전에 가지를 닦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밤에 비닐온실 문 다 닫아놓고 방제기를 틀어놓으면 밤새 약이 잎에 다 흡수되거든요. 그럼 다음날 아침 일어나 문 활짝 열고 환기시킨 다음 작업하면 됩니다.”


소포장 유통도 최원 대표가 앞장서서 정착시키고 있다. 사과, 배 뿐 아니라 가지도 점차 소포장 유통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그 이유는 점점 핵가족화 되가는 소비 문화에 부응해야 가지 소비량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여주가지 금보라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이름을 알린 만큼, 상자 규격도 줄이고 포장 디자인도 고급화하는 데 주력했다. 새롭게 바뀐 여주 가지 상자는 기존 8kg짜리를 5kg 짜리로 줄이고, 디자인은 젊은층 취향에 맞춰 단순하고 세련되게 했다.


소포장 상자가 단가는 약 100원 더 싸지만, 같은 물량을 더 작은 단위로 포장해야 돼 물류비가 더 든다는 단점은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땐 소포장 유통 문화가 빨리 정착돼야 한다고 최원 대표는 거듭 강조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여주가지 포장 상자는 8kg 들이에 총 50개를 포장한 반면, 최근 제작한 ‘여주가지 금보라’ 상자는 5kg 들이에 가지 30개를 포장하는 방식이다.


최원 대표도 한때는 염류 집적장해와 연작 장해로 고생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원인을 분석해 한걸음 더 성장하는 발판으로 삼았다. 인근 고추밭에서 흘러나온 역병 물이 가지 온실에 스며들어 피해를 입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았다. 토양 성분을 검사해 문제를 파악하고, 10년 전까지만 해도 골칫덩이였던 연작 장해를 지금은 모두 극복했다.


이제는 오이와 가지를 윤작하지 않고도 가지로 안정적 소득을 올리고 있다. 물·토양 관리, 수확량보단 품질을 우선시하는 재배 기술, 그리고 새로운 농자재에 대한 도전 정신이 원농장 특등급 가지의 세 가지 비결이다.
여주 가지 금보라 재배 면적은 총 150ha, 연간 판매액은 총 15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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