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우수 배는 천안 ‘만풍’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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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우수 배는 천안 ‘만풍’ 배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7.11.0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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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전국 우리 배 한마당 큰잔치’서 우수 배 10농가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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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전국 우리 배 한마당 큰잔치가 천안배원예농협에서 지난 10월 21일 개최됐다.

“명절 특수에 국한됐던 우리 배가 다양한 맛과 먹거리로 사랑받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10월 21일 충남 천안배원예농협에서 열린 ‘제14회 전국 우리배 한마당 큰잔치’ 행사에서 권상준 우리배동호회장이 개회사했다.

우리배 한마당 큰잔치는 우리배동호회가 주최하고 농촌진 흥청, 천안시농업기술센터가 주관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가 개발한 ‘만풍’, ‘화산’, ‘황금’ ‘원 황’ ‘추황’ 품종 배와 국내 배 재배 면적 중 최대인 ‘신고’ 배를 대상으로 우수 배 시상식도 열렸다. 대상에는 충남 천안시 농업인 맹주현 씨가 재배한 ‘만풍’ 배가 선정돼 우리배동호회장상을 수상했다. 그밖에도 화산 배, 황금 배 등을 출품한 배 농업인 10명이 수상했다.

우수 배 품평회에서 우수 배로 선정된 만풍, 화산, 황금, 원황, 추황, 신고 배가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배동호회는 올해 최초로 우리배미디어상을 제정해 수상했다. 동호회원들의 정보 교류를 위한 사회적 관계망(SNS)에서 활발히 활동한 정규용(경북 김천), 김호남(전남 나주), 진대근(경기 구리)씨가 각각 ‘배 사랑방 밴드’ 부문에서 우리배미디어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에 본지 이주상 대표가 직접 참석해 시상했다. 이밖에도 사단법인 한국과수종묘협회 조현숙 사무국장이 배 농업 발전 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패를 받았다.

월간원예 이주상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우리배미디어상 시상 후 수상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황정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신고 배가 80%를 점유하는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 신품종 배 재배 농가들이 초기에 경제적 손해를 보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처음부터 품종을 전면 전환하라는 것이 아니다. 과수원 일부 면적에 우수한 우리 품종을 조금씩 재배해 추이를 살펴보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강삼석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강삼석 소장

농촌진흥청 배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배 농업 전문 연구진들이 사과처럼 왜성 대목을 보급하기 위해 연구중 이다. 왜성 대목이 농작업 난이도 등 여러 가지 부문에서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배 왜성 대목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배 농업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인근 성환문화회관에서는 천안 성환배축제도 열렸다. 강성수 천안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배 한마당 큰 잔치에 참석해 “천안시는 전국에서 배 수출물량이 가장 많다. 매년 4100t의 배를 수출한다. 오늘 행사가 국내 육성 배 품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인사말했다.

박성규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은 “내년부터 배 의무 자조금이 시행된다. 또한 정부 등 유관기관이 2020년까지 배 생장 조절제(지베렐린) 사용 근절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원 1200명은 배 농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올 4월 완공한 천안배원예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는 배 봉지 자동 제거 시설 등 최신 선별 시설을 갖추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건 작고 먹기 편리한 배” 배 신품종 소비자 서포터즈 이혜원 회장

우리배 한마당 큰잔치 시상식이 끝난 후 워크숍이 열렸다. 신품종 배를 이용한 배 산업 활성화 워크숍에 농업인과 정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경청했다.

이혜원 신품종 소비자 서포터즈 회장은 ‘소비자가 바 라는 배’를 주제로 발제했다. 신품종 소비자 서포터즈는 2008년 발족해 현재 회원은 277명이다. 황금배등 맛과 향이 우수하지만 신고 배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국내 육성 배를 다양하게 맛보고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이혜원 회장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은 무조건 큰 배 보다는 적당한 크기의 중소과를 선호하는 추세다. 서포 터즈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껍질째 먹는 배, 기능성 배 등 다양한 배의 맛과 식감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의견 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중소과 배 선호도가 점점 높아질 것으로 서포터즈는 분석했다. 국내 육성 배 품종 중에는 껍질째 먹는 황금배, 여름에 먹는 그린시스 배 등 다양한 형질의 배가 많은 반면, 소비자 인지도가 낮은 점이 아쉽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배 유통 업체나 판매자가 배 품종 명칭을 표기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과 인식 전환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이혜원 회장은 강조했다. 한편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친환경 배의 구매 의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 시장 규모 10년 새 절반 ‘뚝' 신품종 배 유통 관건은 물량 확보 서울청과 박상혁 차장

“10년 전 서울 가락시장에는 배가 하루에 3000~4000 상자씩 출하됐습니다. 그런데 2010년부터 배 소비 가 둔화되기 시작해 요즘은 하루에 들어오는 배가 1000~1500상자에 불과합니다. 이대로 간다면 배는 돌파구가 없을 것입니다.”

서울청과에서 배를 담당하는 박상혁 차장은 세미나에 서 우리 배 산업의 어려운 현실을 가감없이 전했다.

박 상혁 차장은 이날 ‘유통 시장에서 원하는 품질 및 유통 기준’을 주제로 발제했다. 박상혁 차장에 따르면, 5~6년 전부터 설 명절의 배 시세가 직전 해 추석 명절의 배 시세를 따라잡지 못 하 고 있다. 따라서 이듬해 설 명절 특수를 기대하며 햇배 저장 유통에만 집중한다면 손해를 볼 수 있다.

배 산업이 위축된 요인으로는 수입 과일 공세와 ‘청탁 금지법’에 따른 배 소비 감소가 꼽힌다. 서울청과의 경우 수입 체리의 매출이 연 250~300% 폭증할 정도다.

‘청탁금지법’은 앞으로도 배 소비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대형 백화점에서 5만원 미만 농산물 선물 세트 매출은 증가한 반면, 5~15만원 대의 농산물 선물 세트 매출은 감소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박상혁 차장은 “앞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는 없어 질 것 같다. 이제는 옛날처럼 추석 명절만 바라보고 한 해 농사를 하면 경영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품종 배 유통에 관해서는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박상혁 차장은 강조했다. 앞으로 전망이 좋을 배 품종에 관해서는 “5월에 먹을 수 있는 새로운 배 품종이 개발된다면 시장에서 좋은 전망이 기대된다” 라고 분석했다.

전남 영암군에서 화산 배를 재배하는 이기열 씨는 화산 배의 특장점으로 크기에 상관없이 달콤하고 맛있는 점을 꼽았다.

“화산 배는 크든 작든 다 맛있다” 전남 영암군 이기열 씨 

(2017 우리배 한마당 큰잔치 ‘최고상’ 수상자)

이날 배 품평회 최고상을 수상한 전남 영암군 이기열 씨는 ‘화산’ 배 성공 사례와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기열 씨는 포털사이트 농산물 판매 채널에서 ‘이기열 한 방배’를 판매하고 있다. 이기열 씨는 “나는 원래 ‘신품종을 절대 안 하겠다’는 주 의였다. 하지만 공판장에서 아무리 ‘신고’를 고집한다 해 도 농업인인 우리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라고 운을 뗐다.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화산’ 배는 ‘풍수’와 ‘만삼길’ 품 종을 교배해 개발했다. 나주시 기준으로 9월 중순에 수확하며, 고당도(19Brix)다. 배 껍질 특유의 까끌까끌한 감촉을 유발하는 석세포 성분이 적어 맛이 더 좋다. 상온 저장기간은 약 50일이다.

이기열 씨는 “화산 배는 이등품이 없다. 다 일등 특품 만 생산된다. 크기가 작든 크든 맛과 당도의 편차가 없이 모두 똑같이 맛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점은 검은 별무늬병에 강하고 인공 수분작업을 하지 않아도 수정률이 높다는 점이다. 반면 단점은 신고 배에 비해 수확 량이 적다는 점을 꼽았다.

경기 안성시에서 신화 배를 재배하는 이재홍 씨는 신화 배의 육즙이 풍부하고 과육이 연해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강조했다.

“아삭하고 달콤한 신화 배 여성들이 좋아해” 경기 안성시 이재홍 씨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신화’ 배는 ‘신고’와 ‘화산’ 배를 교배해 육성한 신품종이다. 2018년까지 한국과수농협 연합회가 생산 판매권을 갖고 있다. 신화 배는 당도가 13Brix이며, 과육이 연하고 즙이 풍부해 맛이 뛰어나다. 상온에서 30~50일 정도 보관할 수 있다. 숙기는 9월 중 순이며, 만개기는 신고와 거의 같다.

경기 안성시에 신화 배를 재배하는 이재홍 씨는 “3년 여 간 신화배를 재배하면서 느낀 장점은 색깔이 잘 들고, 과즙이 풍부하며 달콤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여성들 이 신화배를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신화 배의 단점은 잎사귀에 특유의 왁스 성분이 적어 서 병해충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또 잎사귀 모양이 넓고 둥근 게 아니라 길쭉해서, 한여름 30℃를 웃도는 고온기에는 잎이 힘없이 처지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잎 끝이 오목하게 말려들어가면서 그 안에 병해충이 많이 꼬 인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신화 배를 재배할 때는 다른 품종보다 방제 시기를 2~3일 앞당길 것을 이재홍 씨는 권장했다.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면 배가 낙과할까봐 한밤중에 도 과수원에 달려가 노심초사했다는 이재홍 씨. 그가 생각하는 ‘성공한 신품종’이란, 모든 국민이 적어도 1개씩은 맛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생산되는 품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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