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에서 포도 재배하는 박해섭·이양숙 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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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에서 포도 재배하는 박해섭·이양숙 씨 부부
  • 월간원예
  • 승인 2009.07.0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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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처럼 알알이 영근 부부의 행복”

 

노력하는 농업인을 만나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울컥 솟아오르는 감흥이 있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20년 만에 1만 2892㎡의 포도농장을 운영하는 농업인으로 성장한 박해섭·이양숙 씨 부부가 바로 그런 감동을 안겨준 주인공. 출하를 한 달여 남기고 더욱 손길이 바빠진 부부를 포도의 본고장, 충북 영동에서 만났다.

 

명품포도를 만드는 명품손길
박해섭·이양숙 씨 부부가 포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23년 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박해섭 씨는 1986년 귀농해 영농후계자로 선정된 후 지금까지 포도농사를 짓고 있다. 1만 247㎡의 하우스 시설과 2644㎡의 노지에서 대봉, 엠베이, 이탈리아 청포도 등의 품종을 재배하고 있는데 부부는 품종별로 수확시기를 조절해 단계별로 수확하고 있었다.
“매년 1월이면 한해 농사를 시작합니다. 남들은 쉬는 기간이라고들 하지만 하우스와 노지를 함께 관리하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 별로 없어요. 그러다보니 겨울철을 무료하게 보낼 일도 없고, 노력한 만큼 고소득을 올릴 수도 있으니 이만큼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부부는 하루 14시간 이상을 농장에서 보낼 정도로 혼신을 다해 고품질 포도 재배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6월 10일경 첫 출하를 하게 될 포도는 당도를 높이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EM(유용 미생물)과 당밀을 1:1로 혼합한 것에 물을 100배로 희석해 영양액을 만드는데 10일간 발효시킨 후 한 달에 3회씩 살포하는 것이 바로 부부만의 맛있는 포도를 재배하는 노하우이다.
부부가 재배하는 거봉 포도는 무핵과처리를 하는 것도 중요한데 지베릴린 25ppm과 더크리 12.5ppm를 침지해 꽃이 만개했을 때 1차 처리를 하며, 1차 처리 후 15일이 지나면 2차 처리를 한다.

 

저농약 인증 받은 친환경 농업의 선두주자
박해섭·이양숙 씨 부부의 포도는 2007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저농약 인증을 받았다. 소비자의 수준이 높아지고,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친환경 농산물만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 꾸준히 노력한 결과였다.
“하우스포도의 경우 수세 관리와 수분 관리만 철저히 한다면 병충해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열과방지용 칼슘제를 시용하고, 관수에 유의하면 농약을 적게 사용하고도 고품질의 포도를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박해섭·이양숙 씨 부부는 목초액과 EM을 이용해 직접 만든 영양제를 주기적으로 투입하고 있으며, 불가피하게 방제를 해야 할 경우에는 고가의 친환경 농약을 사용하고 있다.
노지의 포도 수확을 마무리 짓는 10월 초면 우분, 돈분, 쌀겨, 깻묵 등을 한 달 간 발효시켜 만든 퇴비를 토양에 뿌려 지력을 회복시킨다. 이때 포도나무의 가지를 함께 넣어주면 더욱 좋다. 

 

앞선 안목으로 트렌드를 선도
소과종이 주를 이룬 10여년 전 박해섭·이양숙 씨 부부는 미리 소비자의 입맛을 분석해 대과종을 식재했다. 그때는 남들이 선택하지 않는 품종을 선택한 모험이었지만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대봉과 피오네 등 부부가 재배한 대과종 포도가 시장에서 높은 값으로 거래되고, 소비자의 찬사가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박해섭 씨는 “대과종의 재배관리법을 공부하기 위해 영동군농업기술센터와 농촌진흥청 등을 수시로 다니면서 정보를 많이 얻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 결과 현재 부부의 농장은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기술력을 배우기 위한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기적으로 서울의 청과물 시장을 방문해 소비자의 선호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농장에서 농사만 지어서는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 시장 조사를 통해 트렌드를 읽는 것도 농업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재도 따를 수 없는 노력이라는 무기   
연간 1억 5000여만원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지금도 그들의 작업 시간은 한결같이 새벽 5시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이다. 박해섭·이양숙 씨 부부에게 성공의 비결을 들어보았다.
“완숙과와 최상품만 출하해 우리 포도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물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미숙과를 출하하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열과와 미숙과를 철저히 선별한 결과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지요.”
현재 박해섭·이양숙 씨 부부의 포도는 서울청과와 백화점 납품이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10% 정도만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직거래 비율이 높아지면 일손이 많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10년 이상 부부의 포도를 믿어준 단골손님들에게만 일정량을 공급하고 있다.
“새벽 5시면 아내와 함께 농장으로 나섭니다. 한창 바쁠 때는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농장에서 해결하는 일이 다반사이지요. 하지만 제가 수확한 포도를 소비자들이 인정해주고, 한번 먹어본 사람들이 맛있다며 다시 찾을 때 더할 수 없을 만큼 큰 보람을 느낍니다.”
어떠한 기술적 노하우보다 농업인의 소중한 손길이 고품질 농산물을 수확하는 비결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던 하루였다. 
취재/이정연 기자wonye@hortitimes.com
농장 문의 : 011-464-6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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