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에서 고추 재배하는 윤재용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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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에서 고추 재배하는 윤재용 씨
  • 월간원예
  • 승인 2009.07.0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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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으로 무장한 초로미 고추의 힘”

 

경남 진주에서 18년째 고추를 재배하고 있는 윤재용 씨는 최고 품질의 고추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한 농업인이다. 비료 대신 직접 제조한 영양제를 주입하고, 수확이 끝난 후에는 일일이 고춧대를 수거해 소각하는 것도 그런 자부심이 없다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 윤재용 씨에게 고추 재배에 대한 노하우를 들어봤다.

 

윤재용 씨는 작년 10월 초순에 정식해 12월부터 2월까지는 청고추를 출하했고, 2월부터 6월까지는 홍고추를 출하하고 있다. 홍고추 출하 초기 시세가 좋을 때에는 10kg 한 상자에 4만원 선까지 거래됐지만 요즘은 시세가 조금 떨어져 2만~ 2만 5000원 선으로 가격이 형성된다. 청고추를 출하할 때에는 환기를 철저히 해 단단하고, 아삭한 품질의 고추를 수확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며, 홍고추를 출하하는 요즘은 차광막을 설치해 고추피가 물러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18년 간 기술의 집약
고추는 농가의 고소득 작목 중의 하나이다. 그만큼 재배하는 농가의 수도 많고, 농가마다 재배 방법도 다양하기 때문에 어느 특정한 방법이 우수하다고 말할 수 없는 작목 중의 하나인 셈이다. 윤재용 씨도 18년 간 경험을 통해 그만의 기술력을 쌓아 왔고, 이제는 고춧잎만 봐도 고추의 상태가 어떤지를 가늠할 수 있는 정도로 고추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농업인이다.
“3연동 하우스 시설에서 고추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수도작도 일부 짓고 있으며 여름철에는 다른 하우스 시설에서 수박도 재배하고 있지요. 하지만 고추만큼 자신있는 작목도 없습니다. 다른 작목으로 변경할 때에도 고추 농사는 꾸준히 지어 왔습니다.”
윤재용 씨는 깻묵을 이용해 직접 미생물 영양분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깻묵 80kg에 한방 추출액 18ℓ, 흑설탕 10kg, 전지분유 6kg, 발효효소 3kg, 시판 미생물제를 혼합해 3개월간 산소 발생기와 함께 발효시킨다. 이렇게 만든 영양분을 수시로 엽면살포하면 고추의 품질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수확량도 좋아진다고 그는 전했다. 
윤재용 씨는 매년 하우스 시설의 비닐을 교체하고 있는데 장기성 필름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매년 새 비닐을 설치하는 것이 고추의 품질을 높이는데 더욱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도 빛의 투과율이나 통기성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연작 피해를 막는 간단한 비법
10년 이상 한 곳에서 고추 농사를 짓고 있지만 연작 피해는 거의 없다고 말하는 윤재용 씨에게 그 비법을 들어 봤다. 그는 6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 벼를 심어 윤작하면 어느 정도의 지력은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기에 덧붙여 윤씨는 번거롭더라도 고춧대를 일일이 수거해 소각하는 것을 연작 피해를 막는 비법으로 꼽았다.
“뿌리를 제거하지 않고, 기계로 갈아엎기만 하면 다음해 같은 병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모든 병균이 뿌리에 남아 있기 때문에 그것을 확실히 제거해 주는 것이 필요하지요. 그래서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수확이 끝난 후에는 고춧대를 모두 수거해 소각하고 있습니다.”
소각하는 것이 어렵다면 뿌리를 드러내는 작업만 해도 연작 피해 걱정을 한결 덜 수 있다고 그는 조언했다.

 

벌과 함께 하는 친환경 농법
윤재용 씨는 벌을 이용해 자연 수정하는 방법으로 고추를 재배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친환경 농산물의 증거라고 말했다.
“곤충이 살 수 있도록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농약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독한 농약을 살포하면 벌이 살아남을 수 있나요. 불가피하게 농약을 써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약제를 사용합니다.”
겨울철이면 벌을 관리하는 것도 어려운 일 중의 하나이다. 벌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맞춰주어야 하기 때문. 하지만 그렇게 해서 좋은 고추를 수확할 수 있다면 그것이 더 큰 즐거움이 된다고 윤씨는 전했다.

초로미로 이미지 업
윤재용 씨가 재배하는 고추는 농협 진주시연합사업단의 ‘초로미’ 브랜드로 유통되고 있는데 그는 초로미 브랜드를 달고 출하하는 만큼 품질 관리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나 혼자만 짓는 농사가 아니라 우리 사업단 전체의 이미지가 달린 일이기 때문에 좀 더 책임감 있는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모두의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초로미’ 브랜드로 유통되는 농작물은 고추, 피망, 딸기, 애호박 등이다. 하지만 농가에서 원한다고 해서 모두 ‘초로미’라는 이름표를 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철저한 선별 관리를 통해 우수한 농산물만 초로미 브랜드로 유통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농가의 자부심이 높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농업인으로 산다는 것
대한민국의 농업인으로 산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는 일이다. 예전에 비해 농업 분야도 자동화가 많이 이루어져 작업이 한결 수월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도 농촌에서는 노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큰 어려움 중의 하나이다.
“수확철만 되면 고정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하루하루 수확량은 정해져 있는데 일손이 부족하면 그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윤재용 씨는 이와 함께 보조 사업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하우스 시설의 지원 사업이 활발한 것은 좋지만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원을 받아 설치한 장비의 경우 AS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장이 나면 그대로 방치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사농공상이라 하여 예로부터 우대했던 우리 농업의 사회적 위상이 많이 낮아진 요즘, 생산하는 농산물에 대한 자부심으로 무장한 농업인을 만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취재는 뜻 깊은 일로 기억된다. 땀 흘려 열심히 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이 제대로 대우 받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취재/이정연 기자wonye@hortitimes.com
농장 문의 : 011-862-7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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