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농업 발전을 위한 5대 과제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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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농업 발전을 위한 5대 과제와 전망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8.01.0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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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웅 한국농수산대학 과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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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웅 한국농수산대학 과수학과 교수


[월간원예 이나래 기자] “졸업식 전날이면 제자들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새곤 했습니다. 학교를 떠날 아이들이 농업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올해로 교단에 둥지를 튼지 17년 된 정혜웅 한국농수산대학 과수학과 교수.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 사과 연구의 외길을 걸었다. 사과 농업에 애정이 깊은 만큼 개선하고 싶은 것도 많았다. 다음은 정혜웅 교수가 밝힌 ‘사과 농업 발전을 위한 5대 과제’다.

사과 꼭지 무절단 유통부터 전정 기술 개선까지

첫째, 사과 꼭지를 자르지 않는 유통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사과의 수분은 꼭지를 자르는 순간부터 증발돼 신선도를 저하한다. 사과 꼭지를 자르는데 드는 인건비만 연간 200억원 이상이다. 생산자들이 단합해 꼭지 안 자르기 유통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해외 선진국들도 사과 꼭지를 일부러 잘라서 유통하지 않는다.

일본은 고급 사과의 경우 꼭지를 오히려 솜으로 싸서 보호하고, 스페인도 과일 꼭지에 도포제를 발라 보호하고 있다. 사과 의무 자조금이 본격적으로 운용된다면, ‘꼭지 무절단 사과’ 홍보에 자조금이 사용되면 좋을 것이다.

둘째, 사과의 전정 기술을 개선해야 한다. 수십 년 째 한국 사과 생산성은 정체돼 있는데, 그 이유는 저수고 밀식 재배식 전정 기술이다. 흔히 키 낮은 사과 관리기술이라고 하는데, 사과 키가 낮아서 생산량 증대에 한계가 있다.

이에 국립한국농수산대학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왜성사과 전정 기술 여섯 가지를 비교시험했다. 지금까지 농가에 보급된 사과나무 수형은 세형방추형, 세장방추형, 솔렉스형, 썬플러스형, 키큰방추형, 고밀식형이 있는데 각각의 수형 분야에서 ‘달인’이라 불리는 전문가를 초청해 학생들 앞에서 직접 가르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세형방추형과 키큰방추형(톨스핀들) 전정 기술이 한국 왜성사과 전정법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연 구 결과를 도출했다. 셋째, 사과 농업인 지도시스템을 선진국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사과 농업 발전을 위해 꼭지 무절단 유통 방식 도입과 의무 자조금이 필요하다.

현행 한국 농업지도시스템은 농협이나 농업기술센터의 직원 한 두 명이 지역내 사과 농업인 수 백명을 담당하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하면 지도 효과가 낮을 수 밖에 없다. 사과 선진국인 이탈리아와 뉴질랜드는 농업인들이 각자 자신이 소속된 수출업체의 전문가들에게 전담 지도를 받는다.

넷째, 전국 사과 관련 조합 선별장에 사과 세척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그래서 농업인은 생산을 전담하고 판매는 조합이 전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다섯째, 다양한 우량 신품종을 개발해야 한다. 품종 육종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의 전문 인력과 관련 예산을 지금보다 3~5배 늘려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

국내 기술로 우량 품종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외국의 좋은 품종 들이 계속 도입돼 로열티 지불로 인한 국부 유출이 지속 될 것이다. 크기, 모양, 색깔, 숙기, 병해충 저항성 등 다 양한 측면에서 우수한 품종을 개발해야 한다.

정혜웅 교수는 2015년 뉴질랜드로 건너가 사과를 연구했다. 당시 뉴질랜드 자조금 제도에 관해 자세히 알게 됐다. 뉴질랜드는 1950년대 ‘과수자조금법’을 제정한 이래 지금까지 의무 자조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자조금 의 주요 용도는 마케팅, 시장 개발, 연구, 농업인 교육등이다. “한국 사과는 전세계 어느 나라의 사과보다도 맛있습니다. 그런데 왜 수출 경쟁력은 없을까요? 가격 경쟁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값비싼 인건비와 농자재 비용이 사과 판매 단가를 높여놨지요.

의무 자조금은 이러한 수출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 사용돼야 합니다.” 정혜웅 교수가 의무 자조금 도입을 주장하는 이유다. 사과 부문의 의무 자조금은 사과 소비 촉진과 수출 경쟁 력 증대를 위해서 쓰여야 한다.

특히 지속적인 해외 판촉 활동은 자조금 지원이 필수다. 맛있는 한국 사과를 전세계 사람들이 즐겨 먹는 것, 그것이 정혜웅 교수가 꿈꾸는 한국 사과 농업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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