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스마트팜으로 정전 걱정 덜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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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스마트팜으로 정전 걱정 덜었어요”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8.06.27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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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보라농원 진대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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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나 눈이 오나 포도밭을 지켜야 했던 농장 주인은 스마트팜 설치 후 든든한 벗을 얻은 기분이다. 설치 3년 차, 아직 ‘획기적인’생산성 변화는 없다. 그러나 스마트팜의 긍정적 효과를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작은 기업체들이 밀집한 경기 화성시 송산면의 골목길 사이로 포도 비닐하우스들이 점점이 자리 잡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송산포도’의 생산 현장이다. 보라농원을 방문했을 땐 하우스 비닐 교체 작업이 한창이었다. 때 이른 폭염을 견디며 작업 중이던 진대희 대표가 “무엇이 궁금해서 왔느냐”며 운을 뗀다. 부모님의 대를 이어 포도 농사 중인 진대희 대표는 3년 전 스마트팜을 설치했다. 설치 면적은 총 면적 5000㎡(1500평)이다. 7월에 출하하는 ‘캠벨얼리’품종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였다.

국산 스마트팜으로
포도 비닐하우스 24시간 관리

보라농원은 국내 업체가 제조한 스마트팜을 설치했다. 하우스 내외부의 온도, 습도, 풍향, 풍속을 실시간 측정해, 기후에 실시간 대응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팜 주요 설치 항목은 비닐하우스 자동 개폐, CCTV, 자동 관수 기능이다. 
포도의 생육에 큰 영향을 미치는 비닐하우스 내부 이산화탄소(CO2) 농도도 언제 어디서나 원격으로 관측·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연결된 스마트팜 관리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전에는 지인 결혼식이 있어도, 부부 중 한 명이 집에 남아 비닐하우스를 지켜야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무슨 일이 있으면 마음 편하게 다녀올 수 있으니까 좋아요.”
자나깨나 하늘만 쳐다보며 노심초사했던 옛날보다 훨씬 편해져서 흡족하다고. 정전이 돼도 안심이다. 스마트폰에서 ‘정전 알림’사이렌이 울리기 때문이다. 
물론 오해는 금물이다. 스마트팜을 설치했다고 해서 집에 앉아 스마트폰만 쳐다보며 ‘편하게’농사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비닐하우스 바로 앞에 집이 있지만, 새벽부터 늦은 오후까지 해야 할 일이 천지다. 포도 순 따랴, 병해충 방제하랴, 때맞춰 해야 할 작업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건 매한가지다.


여름철 폭염 경보 땐
미세 살수와 송풍기 ‘풀 가동’

오는 7월 출하를 앞둔 포도는 알이 굵게 영글어가고 있었다. 여물어 가는 포도 알을 건네 받아 맛을 보니 매우 달다. 바로 따서 출하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수확기가 가까워질 무렵 폭염이 쏟아지면 송풍기를 24시간 가동해 ‘알 터짐(열과)’발생률을 낮춘다. 이 때문에 드는 농사용 전기료 부담이 상당하다. 그러나 품질 좋은 포도를 수확하기 위해선 감내해야 할 노력이다.
스마트팜 도입 당시 설치한 저압 포그 기계는 여름철에 더욱 빛을 발한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저압 포그’기술은 무인 방제 및 미세 살수가 주요 기능이다. 미세한 수분 입자를 마치 안개처럼 비닐하우스에 살포해 포도가 ‘열 받는’것을 방지하는 원리다. 여자들이 피부 수분 유지를 위해 얼굴에 ‘미스트’를 뿌리는 것과 비슷하다. 보라농원의 매출은 절반 이상이 직거래다. 송산농협에도 출하한다. 성수 출하기에는 단골 손님들이 직접 농장에 찾아와 포도를 사간다. 전에는 택배 주문도 받았는데, 포도 특성상 배달 중 파손되는 경우가 많아 접었다.
“수출이요? 안 해요. 단골 손님들에게 팔고 나면 수출할 물량은 남지도 않아요.” 스마트팜 농장 외 비가림 하우스 재배도 하는데, 내수 시장에 팔 물량도 부족할 지경이다. 초여름부터 밀려드는 주문 덕분에 내수 시장에만 100% 판매하는 것이 오히려 그에겐 자부심 거리다. 
스마트팜 설치를 다른 농장에도 권하겠느냐는 질문에 진대희 대표는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제 갓 3년차에 접어든 만큼, 뚜렷한 생산성 제고 효과는 확답할 수 없다. 그러나 스마트팜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히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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