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과 행복을 담은 심비디움
상태바
즐거움과 행복을 담은 심비디움
  • 이지우 기자
  • 승인 2019.01.29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남 태안군 명권식 대표

<월간원예=이춘희 기자> 지난 30여 년간 오직 심비디움만을 재배해 온 명권식 대표. 충남 태안군이 국내 심비디움 재배지의 메카가 된 것은 명권식 대표를 비롯한 1세대 재배 농가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심비디움은 음이온 발생량이 많고 공기정화식물로도 정평이 나 있어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관엽식물이다.

 

명권식 대표는 우리나라에 심비디움이 보급되기 시작한 때부터 재배를 시작한 심비디움 재배 1세대 농가다. 그만큼 심비디움에 있어 국내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초기 일본에서 들여온 심비디움을 재배해 국내 화훼 시장은 물론 수출까지 해오다 국내 심비디움 품종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국산 심비디움 종자의 실험 재배까지 도와왔다.
“화훼 농사를 하다가 소득이 높을 거란 기대감에 심비디움을 재배하기 시작했죠. 처음엔 생소한 식물이라 국내시장보단 수출용으로 생각했어요. 요즘엔 국내 소비도 많아져서 전처럼 수출에만 의존하진 않지만요. 관상용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고 공기정화식물로도 정평이 나 있어서 꾸준히 시장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태안은 지리적으로 심비디움을 재배하기에 적격이죠. 해양성 기후 때문에 꽃의 화색이 좋고 중국으로 수출하기에 유리한 입지를 갖고 있죠.”

명권식 대표의 심비디움 농가는 7272㎡(2200평) 규모에 연동형 온실로 구성돼 있다. 28년 동안 심비디움을 재배해온 입지전적인 인물로 현재 농촌진흥청의 시범 재배 농가로도 활약하고 있다.

국내 품종 활성화
농가엔 반가운 소식

우리나라 많은 화훼농가가 수입산 품종을 가져와 재배한다. 해외 수출시장에서 원하는 품종인 경우도 있지만 대체할만한 국내 품종이 없는 경우가 많다. 심비디움 역시 여전히 일본 수입 품종이 우리나라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농촌진흥청에서 꾸준히 국산 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명권식 대표는 농촌진흥청과 꾸준히 협력하며 국내 개발 품종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일단 수입 품종을 쓰는 것이 시장에 출하할 때 안정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동안 시장에서 검증받은 상품성이 높은 품종들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농가에서 수입 품종에 대한 로열티를 모두 감당하며 수익을 내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럴 때 정부에서 국내 개발 품종 보급을 노력해주니 고마울 따름이죠. 저 역시 잘 재배해서 수입 품종 대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심비디움은 공기정화식물로 익히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실내 관상용으로도 적합한 식물이다. 겨울꽃으로 낮은 온도에서도 비교적 잘 자란다. 현재 명권식 대표의 농가에는 일본 수입품종은 물론 국내에서 개발한 신품종도 재배되고 있다.

 

더운 여름엔 강원도에서 키워
가을부터 태안으로

심비디움은 겨울꽃으로 더위에 약하다. 이에 따라 겨울 출하 시기까지 상품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더운 여름인 7월 말부터 강원도 고랭지 저온 환경에서 육묘에 들어간다. 이후 2개월가량 키운 다음에야 태안으로 이동한다.
강원도 고랭지에서 육묘한 심비디움과, 태안에서 여름을 난 심비디움은 한눈에 봐도 생육의 차이가 크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재배에 있어 번거로움을 수반하지만 명권식 대표는 매년 이 과정을 반복해오고 있다.
“겨울꽃이기 때문에 여름 재배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해요. 육묘를 잘못하면 결코 좋은 꽃이 나올 수가 없거든요. 그 외에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응애와 달팽이입니다. 응애는 잎이 황백색으로 변하다가 점차 심해지면 갈색으로 고사하게 됩니다. 이러면 분으로 출하하기 힘들고, 절화로도 겨우 낼 수 있으면 다행이죠. 또한 달팽이가 잎을 갈아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주의해야 합니다.”

농진청에서 개발한 국산 심비디움 품종 ‘골드썬(위)’과 ‘뷰티프린세스(아래)‘는 농가에서 이미 우수 품종으로 인정받아 꾸준히 재배되고 있는 품종으로 조생종으로 농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심비디움 생산농가 줄어
국내 화훼 소비시장 파이 커져야

명권식 대표는 평생 화훼 재배에 종사해오면서 화훼 산업의 성장과 현재를 모두 봐왔던 장본인이다. 한때 전국의 심비디움 재배 농가가 200여 곳에 달했던 것에 비해 현재는 현격히 줄어들었다. 그만큼 화훼 산업 전반의 침체기가 오래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반적인 경기 위축도 영향이 있겠지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논란 이후 줄어든 소비가 회복될 기미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사무실 개업이나 승진 등 좋은 일이 있을 때 으레 선물하던 화분과 꽃을 기피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요. 그동안 우리나라는 꽃을 주로 선물용으로 소비해왔기 때문에 이런 점은 화훼 농가에 치명적입니다. 김영란법이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비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요. 더불어 우리 국민들의 삶이 팍팍하다 보니 꽃을 즐기는 여유가 부족한 것도 있습니다. 심비디움은 물론 가정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좋은 화분과 꽃이 많이 있습니다. 꽃을 통해 즐거움과 행복을 찾으면 삶의 질이 더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서 빨리 꽃을 즐기는 문화가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명권식 대표는 강원도 대관령에서 여름을 보내고 가져온 모종과, 태안 현지에서 여름을 보낸 모종은 생육에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매년 대관령과 태안을 오가며 모종 기르기에 공을 들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