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눈높이 맞춘 ‘백설공주’ 문경 사과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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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눈높이 맞춘 ‘백설공주’ 문경 사과즙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8.04.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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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시 토끼와 옹달샘 권순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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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공주, 달콤한 과일주스. 여자아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소재들이다. 매일 먹는 주스 포장지에 백설공주가 그려져 있다면 얼마나 예쁠까? 문경 ‘백설공주’ 사과는 여기에 착안해 탄생했다.

 

경북 문경시 토끼와 옹달샘 권순용 대표

전국의 사과 농가 수는 총 4만 373호다(2018년 기준). 이중 상당수가 사과즙을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문경, 청송, 예산 등 사과 주산지에는 가공 시설을 설치한 농가도 많다.

사과즙은 먹기 편하고 맛도 달아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하지만 소비자는 기왕이면 보기 좋은 걸 원한다. 미적 수준이 높아진 젊은 소비자들은 농식품에도 세련된 디자인을 요구하고 있다.

문경시의 공동 브랜드인 ‘백설공주가 사랑한 사과’는 그런 소비자의 욕구에 맞추어 탄생했다.

보기 좋은 사과즙이 먹기도 좋다는 걸 증명한 것, 바로 문경 사과다.

 

권순용 대표의 농장에 사과가 붉게 익었다. 퇴비와 화학비료 없이 발효 미강 농법으로 재배해 고품질을 유도한다.

학교 급식에 공급하는 ‘백설공주 사과즙’

매년 가을에 열리는 문경 사과 축제장에 가면 눈에 띄는 브랜드 상자가 있다.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 사과’라고 적힌 공동 브랜드 상자다. 글씨체도 정감 있고 부드러운 ‘공주풍’이다. 소녀 감성 가득한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눈길을 줄 만하다.

상자에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들이 그려져 있다. 이 사과를 먹으면, 동화 속 공주가 되는 것 같다. 어린이들은 두말 할 것 없이 더욱 좋아한다.

문경백설공주영농조합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권순용 회장은 “당도가 14Brix 미만인 사과는 가공을 해주지 않습니다”라며 엄격한 선별 기준을 설명했다.

백설공주 법인의 가입 조건은 총 면적 1000㎡(300평) 이상 사과 농사를 짓고 있으며, 문경시농업기술센터 사과대학을 수료한 GAP 인증 농가다. 현재 문경시내 사과 영농법인과 농가들이 소속돼 있다.

법인의 주요 가공 품목은 사과즙과 사과잼이다. 사과즙의 주요 판로는 개인 직거래와 문경시내 학교 급식이다. 문경시내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에 사과즙 연간 50만 포를 공급한다. 사과잼은 문경시내 유통사업단과 협력해 문경휴게소 매장 등에서 판매 중이다.

 

경북 문경시 호계면 선양길 ‘토끼와 옹달샘’ 농장 전경. 만생종 ‘후지’ 사과나무에 꽃봉오리가 맺혀 있다.

화학비료와 퇴비 없이

사과 농사 30년

권순용 회장은 아내와 함께 문경시 호계면에서 ‘토끼와 옹달샘’ 농장을 운영한다. 농장 이름을 지은 계기가 재밌다. 토끼는 친근함을, 옹달샘은 맑은 자연을 연상시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남편 따라 산골로 시집온 아내의 아이디어였다.

“저희는 화학비료와 퇴비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발효 미강(쌀겨)으로 만든 ‘보카시’를 사용해 토양을 관리하지요.”

보카시 농법이란 ,병원성이 없는 유용 미생물을 유기물에 흡착시켜 활용하는 농법이다. 주로 쌀겨, 유박 등 탄소/질소 비율이 낮은 유기물이 보카시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가축분이나 낙엽으로 만드는 퇴비 농법과는 다르다.

사과 농사 하면서 퇴비를 안 쓴다고 하면 안 믿는 농가들도 많다. 그러나 문경시에는 화학비료와 퇴비 없이 농사 짓는 농가들이 제법 많다. 질소질 비료에 약한 ‘감홍’ 사과 주산지의 특성이다. 질소 피해를 예방하려면 질소 함유량이 많은 가축분 사용을 지양해야 했고, 그러다 보니 ‘후지’ 주산지와는 다른 농법이 필요했다. 이러한 독특한 기술 개발의 중심에는 문경시농업기술센터와 문경사과연구회의 밤낮 없는 노력이 있었다.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 브랜드는 법인 회원 농가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농산물 브랜드다.

백설공주사과법인은 앞으로 판로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문경사과축제 뿐 아니라 문경 찻사발 축제장에서도 문경 사과 직판 행사를 개최하려고 한다. 과수 품목 내에서 특정 품목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사과 산업에도 새로운 경쟁력이 필요한 때라고 권순용 회장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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