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법으로 키운 ‘땅 속의 배’ 야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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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법으로 키운 ‘땅 속의 배’ 야콘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8.04.2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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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시 곽씨네 푸드 곽기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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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건강을 위해 야콘 농사를 시작한 곽씨네 농장. 배처럼 달고 시원한 야콘을 친환경 재배한다. 야콘은 변비 해소에 좋고, 당뇨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전남 순천시 곽씨네 푸드 곽기상 대표

한때 야콘 열풍이 전국을 휩쓴 적이 있다. 야콘이 변비와 당뇨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야콘냉면집이 우후죽순 생겨난 적도 있다.

곽씨네 푸드 곽기상 대표도 딸의 건강을 챙기던 중 야콘에 관심을 갖게 됐다. 처가가 있는 순천에 작은 땅을 얻어 부업으로 야콘 농사를 시작했다.

그러다 전업 농부로 직업을 바꿨다. 야콘으로 얻는 수입이 꽤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야콘 생과 뿐 아니라 야콘즙, 야콘 장아찌, 야콘 잎차도 가공한다.

전남 순천시 승주읍에 조성된 ‘곽씨네 야콘 농장’이 4월 파종을 마쳤다.

 

연예인도 단골… 귀농 14년차 농부

제철소에 근무하던 곽기상 대표는 농사를 배우려고 갖은 애를 썼다. 처음에 165㎡(50평) 규모로 ‘맛보기 농사’를 시작해 1.6ha(5000평) 규모의 전업농이 된 비결은 끊임없는 학습이다.

야콘 농사와 동시에 판로를 만들려고 홈페이지를 운영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컴퓨터로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주경야컴’ 방식으로 승부를 봤다. 여기저기서 주문 전화와 방송 출연 요청이 밀려들었다. 야콘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주목받으면서 유명 연예인들이 주문을 하기도 했다.

“TV ‘6시 내고향’를 포함해서 웬만한 방송에 다 출연했습니다. 방송에 나간 직후엔 일 매출이 5000만원까지 오른 적도 있지요.”

야콘으로 귀농한 2005년 당시는 귀농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하고, 기능성 식품으로 야콘이 주목받던 때였다. 동시에, 국내 야콘 재배 기술이 정립되기 전이기도 했다. 이후 한국야콘연구회와 농촌진흥청 고랭지연구소 주도 하에 야콘 재배 교본이 만들어져 배포됐다.

곽기상 대표는 누가 알려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타고난 학구열로 농사 기술을 습득했다. 농식품 가공 실력과 체험 프로그램 실적을 인정 받아 농림축산식품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농장이라는 ‘스타팜’ 인증과 함께 광주·전남 스타팜협의회(회장 권상준) 사무국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야콘 생과는 찌거나 삶지 않고 껍질을 깎아 그대로 먹는다.

 

“야콘은 화학비료에 약해요”

유기농 퇴비로 한결같이 농사

처음부터 야콘 농사가 쉬운 것은 아니었다. 날씨가 안 좋아 작황이 부진했던 때도 있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연작 피해를 막으려고 이모작 농사를 지었다가 오히려 피해를 입은 적도 있었다. 야콘 수확 후 양파, 배추를 심고 화학비료를 뿌렸는데, 이듬해 야콘 작황이 나빠진 것이다.

“야콘은 토양 속 질소 농도가 높으면 뿌리가 안 생기고 잎만 무성하게 자라는 작물입니다.”

그래서 가축 퇴비도 돈분, 계분보다 질소 함유량이 낮은 우분을 쓴다.

직접 만들어 쓰는 농자재 중 하나는 칼슘제다. 칼슘을 살포하면 야콘 식감이 더욱 아삭해진다. 칼슘제 만드는 법은 어렵지 않다. 현미식초 1말에 달걀 껍데기 800g를 넣고 보름 이상 상온에 숙성시키면 부글부글 끓으며 칼슘제가 된다. 이 칼슘제를 500~1000배 희석해, 야콘 비대가 시작되는 9월에 1~2회 엽면 살포한다.

야콘 대도 베어서 버리지 않고 자연 퇴비로 사용한다. 성장 속도가 빠른 야콘은 대가 2m까지 크는데, 수확 2~3일 전에 대를 베어 밭에 그대로 두면 두고두고 천연 퇴비가 된다.

신선한 야콘을 110℃에서 멸균해 야콘즙으로 만든다. 야콘은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 해소에 좋고,‘이눌린’ 성분이 풍부해 당뇨 예방에 도움이 된다.

 

유기농 야콘 농사가 쉬운 길은 아니다. 농약을 쓰지 않으니 상품 비율은 30%에 불과하다. 야콘 가공은 살아남기 위한 필수 선택이었다.

그래도 꾸준한 수요가 있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관행 농법으로 키운 야콘이 도매시장에서 10kg에 8000원에 거래된다면, 곽씨네 농장의 유기농 야콘은 10kg에 5만원(상품 기준)에 직거래된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가치’를 알아주기 때문이다.

단골 손님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수확철이 되면 단골 손님들의 요청으로 수확 체험 행사를 한다. 농장에 찾아온 손님들이 흙내음을 맡으며 야콘 수확하는 걸 보는 기쁨이 크다.

“어려운 점이요? 다른 것보다도 수확할 때 손이 많이 가는 편입니다.” 수분이 많아 부드러운 야콘은 포클레인으로 수확시 상처가 많이 생겨 사람이 일일이 땅을 파가며 정성스레 수확해야 한다.

곽씨네 농장이 가공하여 생산하는 야콘즙, 야콘 잎차, 야콘블루베리즙.

‘야콘 초보’들을 위해 고구마와 야콘의 구별법을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야콘은 껍질을 깎으면 배처럼 하얗고 물이 많은데, 고구마는 깎아놓으면 전분이 많아서 노랗지요.”

집에 야콘을 보관할 때는 온도 12℃, 습도 60% 이상인 곳에 저장해야 한다고 귀띔한다. 건조한 곳에 보관하면 야콘이 쪼글쪼글해지고, 냉장고에 보관하면 얼어버리니 유의해야 한다.

아무리 심한 변비 환자라도 야콘을 먹으면 ‘쾌변’을 본다고. 성인의 일일 야콘 권장 섭취량은 생야콘을 기준으로 하루에 한 개, 야콘즙은 하루에 1포가 적당하다.

 

문의 : 곽씨네 푸드 061-755-3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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