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수국(水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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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수국(水菊)
  • 월간원예
  • 승인 2018.06.2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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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시작인 7월은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점점 높아지고, 사람들은 모두 더위를 피할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한 낮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커다란 나무나 울창한 숲을 찾게 되는데, 이런 곳은 모두 나뭇잎 사이로 제한 된 햇빛만 스며드는 반그늘이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하루 종일 햇빛이 충분한 조건을 좋아하지만, 이런 반그늘에서도 잘 자라고 예쁜 꽃을 피워 우리의 눈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식물은 무엇이 있을까? 이런 고민의 시작은 내가 초보가드너 시절에 가평의 한 수목원에서 근무하며 산책로를 조성할 즈음이었다. 햇빛이 충분한 양지에서 잘 자라는 식물은 많은데, 반음지에서도 잘 자라고, 관상성도 높은 식물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고민을 해결해 줄 적합한 식물을 하나 찾았다. 바로 수국과(Hydrangeaceae)식물이다. 그 이후 나는 주변에서 여름철 반그늘조건에서도 생육이 양호하고, 예쁜 꽃을 볼 수 있는 식물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주저 없이 수국과(Hydrangeaceae)식물을 권한다.


수국과식물 중 대표적인 식물은 수국(Hydrangea macrophylla)이다. 수국은 한자로 水(물수)와 菊(국화국)으로 “물을 좋아하는 식물, 국화를 닮은 꽃”이라는 의미이다. 수국은 예전에는 분단화(分團花) 또는 수구화(繡毬花)로 불리기도 하였다. 수국은 6~7월에 가지 끝에 둥근 모양(취산꽃차례)으로 흰색, 분홍색, 자색, 빨간색 등으로 핀다. 다른 식물에 비해 개화기간이 길어 오랫동안 예쁜 꽃을 감상할 수 있다. 처음에는 녹색을 띤 흰색으로 피기 시작하여 점차 분홍색, 적색, 그리고 마지막에는 남색으로 퇴색해간다. 따라서 한 그루에서 다양한 색상의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식물이다.


수국의 원산지는 일본으로 비교적 온난한 기후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 남부지역과 제주도에서는 지상부의 월동이 가능해 예쁜 꽃을 보기 위해 많이 심어 키운다. 하지만 중부와 내륙지역에서는 겨울철 추운 날씨에 지상부가 동사하여 꽃을 피우기 어려워 밖에 심어 키우지 못한다. 따라서 중부지방에서 꽃을 보기 위해서는 겨울철에 온실 또는 실내에서 얼지 않을 정도의 저온관리와 수분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겨울철 실내에서 관리해야하는 수고가 필요하지만, 이듬해 여름 크고 아름답게 피는 수국 꽃송이를 본다면 그 수고스러움은 금세 잊혀질 것이다.
전세계에 분포하는 수국과 식물은 80여종으로 낙엽관목, 상록관목 또는 덩굴식물로 분류할 수 있다. 그 중, 국내에 자생하는 수종으로는 산수국(Hydrangera serrata f. acuminata), 등수국(Hydrangea petiolaris) 그리고 유사종으로는 바위수국(Schizophragma hydrangeoides) 등이 있다. 산수국은 내륙에 자생하는 산수국과 제주도에 자생하는 탐라산수국으로 구분하며, 이 둘의 차이점은 꽃 가장자리의 피는 가짜꽃 중앙에 암술의 유무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종의 잡종이 많아 초보 가드너들이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산수국은 국내 대부분 지역에 넓게 분포하고 있어 이맘때 즈음 계곡의 가장자리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푸른 하늘을 닮은 선명한 파란색의 산수국 꽃은 개량 된 원예품종과 비교해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수국과 식물의 재미있는 매력 중 하나는 토양의 산도에 따라 꽃색이 카멜레온처럼 변한다는 것이다. 그 중 수국과 산수국은 토양의 산도에 따른 꽃 색의 변화가 크다. 대부분의 토양이 산성인 우리나라에서는 푸른색의 꽃을 흔히 볼 수 있지만, 알칼리 토양인 석회암지대에서는 붉은색 꽃을 볼 수 있다. 물론 수국과의 모든 식물이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독자의 가정에 수국이나 산수국을 키우고 계시다면 개화기에 석회질비료를 주어 꽃색을 바꾸어 보는 것도 원예생활의 재미를 더할 수 있는 좋은 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등수국은 덩굴성식물로 나무나 벽에 의지하여 성장하며 내한성이 다소 약한 편이지만 고택의 벽면이나 담장을 장식하는 데 매우 훌륭한 소재라 할 수 있다. 몇 해 전 방문했던 캐나다의 부차트가든에서 로즈가든입구 건물벽에 식재되어 한참 꽃을 피우며 건물과 잘 조화를 이루었던 등수국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국내에도 나무수국(Hydrangea paniculata), 떡갈잎수국(Hydrangea quercifolia), 미국수국(Hydrangea anomala) 계통의 다양한 원예품종들이 도입되어, 정원의 주요 소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나무수국은 수국과의 다른 종에 비해 생육이 빠르고, 크게 자라며, 재배가 수월하다. 때문에 여러 그루를 모아서 심기도 하지만 독립식재를 통해 큰 나무에서 사방으로 풍성하게 피는 꽃을 감상하도록 연출하는 것도 매력이 있다. 
떡갈잎수국은 잎의 모양이 떡갈잎을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원추형태로 크고 길게 자라는 꽃이 아름답다. 또한 가을에는 초록의 넓은 잎이 붉은색 등으로 곱게 단풍이 들어 꽃과 잎 모두 관상가치가 매우 높은 종이다. 미국수국은 조금은 연약해 보이는 식물체에 둥근형태의 꽃이 흰색이나 미색으로 피어 독특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더워지는 날씨에 한 낮의 햇살이 부담스러워지고, 시원한 나무 그늘이 그리워지는 계절 7월! 멀리 떠나는 휴가가 아니라도, 가까운 식물원과 수목원을 방문하여 숲속 나무그늘 아래에서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수국과식물을 감상하는 것은 어떨까! 초록의 싱그런 잎 사이에 핀 푸른 하늘 빛 산수국 꽃을 바라보며 일상의 고민을 잠시 잊고, 마음이 정화되는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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